마트 진열대에 상품이 가득 차 있으면 장사가 잘될 준비가 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같은 상품이 몇 달째 팔리지 않고 쌓여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보관비가 들고, 유행이 지나거나 상해서 제값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기업의 재고도 마찬가지다. 재고자산은 앞으로 판매할 상품과 제품이지만, 너무 오래 머물면 현금이 창고에 묶여 있는 셈이다. 이때 재고가 얼마나 빠르게 판매되는지 확인하는 지표가 재고자산회전율이다.
재고자산회전율 뜻부터 한 줄로 이해하기
재고자산회전율은 일정 기간 동안 평균 재고가 몇 번 판매되어 매출원가로 바뀌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재고자산회전율 = 매출원가 / 평균 재고자산
평균 재고자산 = (기초 재고자산 + 기말 재고자산) / 2
예를 들어 한 회사의 연간 매출원가가 600억 원이고 평균 재고자산이 100억 원이라면 재고자산회전율은 6회다. 평균적으로 보유한 재고가 1년에 약 6번 판매되었다는 의미다.
매출액 대신 매출원가를 쓰는 이유는 재고자산도 원가 기준으로 기록되기 때문이다. 판매가격인 매출액과 원가 기준의 재고를 바로 비교하면 회전 속도가 실제보다 높게 보일 수 있다.
회전율이 높으면 무조건 좋을까
일반적으로 재고자산회전율이 높아지면 상품이 빠르게 팔리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재고 보관비와 폐기 위험이 줄고, 판매한 돈을 다시 사업에 활용하기도 쉬워진다.
하지만 회전율이 지나치게 높다고 항상 좋은 것은 아니다. 수요에 비해 재고를 너무 적게 보유했다면 품절이 반복되어 판매 기회를 놓칠 수 있다. 할인 판매로 재고를 급하게 처분한 결과일 수도 있다.
따라서 높은 회전율을 발견했다면 다음 질문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 매출과 영업이익도 함께 늘었는가?
- 품절이나 공급 차질이 반복되고 있지는 않은가?
- 큰 할인이나 재고 평가손실이 발생하지 않았는가?
수익성이 함께 좋아지는지 확인하려면 영업이익률 뜻, 매출에서 진짜 장사로 얼마를 남기는지 보는 법도 같이 보는 것이 좋다.
회전율이 낮아질 때 확인할 것
재고자산회전율이 낮아졌다는 것은 재고 판매 속도가 느려졌다는 뜻이다. 경기 둔화로 수요가 줄었거나, 상품 경쟁력이 약해졌거나, 판매를 예상해 재고를 미리 늘렸을 수 있다.
한 분기만 보고 결론을 내리기보다 아래 순서로 확인하면 해석이 쉬워진다.
1. 매출보다 재고가 더 빠르게 늘었는가
매출은 제자리인데 재고만 계속 늘어난다면 판매되지 않은 상품이 쌓이는 상황일 수 있다. 반대로 신규 매장 개점이나 성수기를 앞두고 미리 확보한 재고라면 일시적인 증가일 수 있다.
2. 재고자산 평가손실이 커졌는가
오래된 재고의 가치가 떨어지면 기업은 장부 가격을 낮추고 손실을 반영할 수 있다. 이는 이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재무제표 주석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3. 현금흐름이 나빠졌는가
재고를 사는 데 현금을 썼지만 판매가 늦어지면 영업현금흐름에 부담이 생긴다. 단기 부채를 갚을 여력이 궁금하다면 유동비율 뜻, 1년 안에 갚을 빚을 감당할 수 있는지 보는 법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재고회전일수로 바꾸면 더 직관적이다
회전율이 몇 회인지 바로 감이 오지 않을 때는 재고회전일수로 바꿔 보면 편하다.
재고회전일수 = 365 / 재고자산회전율
재고자산회전율이 5회라면 재고회전일수는 약 73일이다. 재고가 들어와 판매될 때까지 평균적으로 약 73일 걸린다고 해석할 수 있다.
회전율이 10회라면 약 37일, 2회라면 약 183일이다. 같은 회사의 과거 수치와 비교하면 재고 판매 속도가 빨라지는지 느려지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업종이 다르면 숫자를 바로 비교하면 안 된다
재고자산회전율은 업종 특성에 따라 차이가 크다. 신선식품처럼 보관 기간이 짧은 상품은 회전이 빨라야 한다. 반면 자동차, 고가 장비, 명품처럼 판매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업종은 회전율이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다.
그래서 서로 다른 업종의 두 회사를 단순 비교하기보다 다음 기준을 쓰는 편이 낫다.
- 같은 회사의 최근 3~5년 추세
- 같은 업종 경쟁사와의 차이
- 매출 성장률과 재고 증가율의 차이
- 영업현금흐름과 재고 평가손실의 변화
재고를 빼고 단기 상환 능력을 더 보수적으로 확인하려면 당좌비율 뜻, 재고를 빼고 기업의 단기 상환 능력을 보는 법도 도움이 된다.
재고자산회전율 확인 체크리스트
- 회전율이 여러 분기 연속 낮아지고 있는가?
- 매출보다 재고자산이 더 빠르게 늘고 있는가?
- 재고회전일수가 경쟁사보다 지나치게 긴가?
- 재고 평가손실이나 할인 판매가 늘었는가?
- 영업현금흐름과 영업이익률도 함께 나빠졌는가?
재고자산회전율 하나만으로 기업의 상태를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매출, 이익, 현금흐름과 함께 보면 재고가 성장 준비인지 판매 부진의 신호인지 구분하는 데 유용하다.
자주 묻는 질문
재고자산회전율은 높을수록 좋은가요?
일반적으로는 재고가 빠르게 판매된다는 긍정적인 신호다. 다만 재고 부족으로 품절이 발생하거나 할인 판매로 회전율이 높아졌을 수 있으므로 매출과 이익도 함께 봐야 한다.
평균 재고자산을 쓰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말 재고만 사용하면 특정 시점의 계절성과 일시적 변동이 크게 반영될 수 있다. 기초와 기말 재고의 평균을 사용하면 해당 기간의 재고 수준을 조금 더 균형 있게 볼 수 있다.
적정 재고자산회전율은 몇 회인가요?
모든 기업에 적용되는 절대 기준은 없다. 업종별 재고 특성이 다르므로 같은 회사의 과거 추세와 같은 업종의 경쟁사를 비교하는 것이 가장 실용적이다.
마무리
재고자산회전율은 기업의 창고에 있는 상품이 얼마나 빠르게 판매되는지 보여준다. 회전율이 낮아진다면 판매 부진과 현금 부담을 확인하고, 높아진다면 수요 증가뿐 아니라 재고 부족과 할인 판매 가능성도 살펴야 한다.
숫자 하나보다 추세와 업종, 매출, 이익, 현금흐름을 함께 보는 것이 핵심이다.